말라파스쿠아 입도 과정
아직 체력이 좋다고 생각해서, 돈 몇 만 원 아껴보자고 시작한 셀프로 말라파스쿠아 가기.
다이빙 샵에 문의를 하면 편도 110달러에 프라이빗하게 다녀올 수 있으나
찾아본 정보를 바탕으로, 시간도 적당하고 난 이런 모험을 좋아하니까 알아서 가보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싶었지만 버스는 시간이 안 맞아서 어쩔 수 없이 택시로... 탄 내용은 하단 링크에.
https://noneungejeljoa.tistory.com/41
23 말라파스쿠아| 마야 항구로 가는 험난한 여정 by 막탄공항, 택시
초보 다이버, 말라파스쿠아로 가다 3월 필리핀 보홀에서 오픈워터 다이버가 된 나. https://noneungejeljoa.tistory.com/17 23 보홀 | 씨플라워 다이브 PADI 오픈워터 자격증 후기(3일차) 오픈워터 다이빙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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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정보는 포스팅 제일 하단에 정리.
마야 항구
우여곡절 끝에 마야 뉴 포트에 도착했다.
우리는 어두컴컴한 항구에서 불이 들어온 사무실 대기석에 앉았다.
새벽 4시. 돌아다니는 현지인들이 꽤 있었다.
5시나 5시반쯤 사무실에 사람이 온다는 블로그 글을 몇 개씩 확인했기 때문에 우리는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렸다.
김팡심은 엎드려 선잠을 자고, 나는 책을 읽었다.
그 사이에 프라이빗 방카 한대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 출발했다.
사실 어두컴컴해서 상황도 제대로 파악이 안 되는데 항구에 있기 심심하니,
가서 우리를 태워가면 안되냐고 말을 붙여볼까 고민했는데 애매하니 말았다.
시간은 흘러 5시가 되었지만 사무실에 직원은 오지 않고
항구 근처 철문에 물 긷는 곳이 있어서 물 뜨러 사람들이 왔다 갔다 했다.
그때부터 슬슬 불안해져서 나가서 현지인들에게 말을 붙여봤는데
퍼블릭 방카는 7시라고 했다. 우리는 일단 믿지 않고 희망을 가지며 앉았다 일어섰다가
6시 반까지는 말라파스쿠아에 도착해야 하니
5시 반에서 6시 사이에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프라이빗 방카라도 타기로 했다.
5시 40분, 아무일도 없어서 항구 안쪽으로 들어가 사람이 있는 배를 골라 지금 출발하면 얼마냐고 물어봤다.
첫 배는 3000페소를 불렀고 두 번째 배는 2000을 불렀다.
나는 에이~ 하면서 1300??이라고 후려쳐봤는데 통하지 않았다.
어떤 블로그에서는 1000에도 갔다고 되어 있었는데 일단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한 듯했다.
그리고 선원들은 입을 모아 그냥 7시 퍼블릭 방카를 타라고 했다.
매표소 앞을 정리하기 시작한 직원에게도 물어봤는데 7시라고 했다.
그럼에도 현실을 부정하던 나는 결국 또 항구 안쪽을 기웃거리다가.
늦을 수는 없으니 돈을 내더라도 출발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팡심과 상의를 했다.
그때, 한 빨간 가방의 남성이 들어와 가는 거냐, 1500페소냐고 물었다.
나는 1300페소에 제시한 두 번째 배의 선원인 줄 알고 '1300페소라고 했잖아~'라고 했더니 오케이를 했다.
그때가 6시 전이었고 뭐 어찌 되었건 이제 제때 가겠구나 했는데,
빨간 가방 사장님이 우릴 항구까지 이끌어 놓더니 갑자기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졌다.
동네 삐끼(?)와 선원들이 몰려와서 왜 여기 있냐, 2000페소 낼 거 아니면 퍼블릭 7시 배를 타라고 했다.
난 "우린 프라이빗 타기로 했어."라고 답했고 사람들이 무슨 배냐고 물었다.
사실 무슨 보트가 우리 배인지 몰라서, "몰라?"라고 으쓱했고
누가 너를 태워줄 거냐고 물어서 빨간 가방 남자라고 했더니
자기들끼리 한두 마디 쑥덕거리더니 아~ 그 사람 거짓말쟁이야!!라고 했다.
"liar?"라고 되묻자 신나서 맞다고 라이어라고 다시 항구로 돌아가라고 와글거리길래
살짝 마음이 힘들고 고민이 되기는 했으나, 일단 빨간 가방 아저씨를 믿고 그 자리에 망부석처럼 서서 기다렸다.
천 년 같은 시간이었다.
그러던 차에 샵 사장님께 연락이 와서 아는 선장님이라며 그 배를 타고 오라고 하셨다.
난 늦게 되어서 죄송하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늦을 삘이었다..
정말 그땐 늦고 싶지 않았고 너무 슬펐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는 내가 직접 흥정했던 선원이 아니고 그냥 지나가다가 한국인인 우리를 보고 가겠냐고 물어본 거라고 했다.
어차피 갈 일이 있어 빈배로 갈 바에는 싸게 태워서 가겠다고 한 것.
무튼 결국 빨간 가방 사장님이 다시 찾아와서는 배를 알려줬고 또 사라졌다.
우리는 다시 배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다. 배에 타 있던 선원들은 배를 탈 수 있게 배 방향을 조절하고 있었는데
그때 사실 너무 초조하고 혼이 빠져있던 상황이라 그 사진이 없다.
사진이 있었다면 좀 이해가 쉬웠을 텐데, 굉장히 주먹구구(?) 스타일의 항구라서 승선할 준비를 하기가 어려웠다.
난 누구보다 빠르게 출발하고 싶은 사람이라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다들 태평해 보였다.
물론 선원들은 열심히 장대로 배를 움직이고 있었는데 파도 때문인지 한번 움직이면 다시 원위치로 갔다.
그러더니 갑자기 하던 일을 멈췄다. 우릴 태우지도 않았다.
대체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어서 기다리다가 결국 언제 출발하냐고 물었다. 아직도 알 수는 없다.
어찌어찌하다가 우리가 탔고, 동네 짐꾼이 돈을 달라고 했고
우리에겐 짤이 없어서 우리가 알아서 들고 타고 싶었는데 별 수 없었다.
짐꾼들에게는 30페소만 주면 된다고 했는데 작은 단위 돈이 없고 1000페소짜리 뿐이라고 보여주자
본인에게 얼마를 주겠냐고 해서 30페소라고 했다.
그럼 만들어오겠다며 다녀와서는 1000페소어치의 잔돈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두 명이 도와줘서 50페소씩 달라고 하기에 별 수 없이 주었다.
무튼 또 앉아서 한참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그동안 이 없는 동네 할아버지 한 분도 타셨다.
웃는 모습이 좀 귀여우셨음.
정말 그때의 좌절감과 서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배낭여행하고 다음 일정을 좀 미뤄도 되던 여행이야 상관이 없지만 다이빙 약속이 되어있는 상황에서
다른 팀 두 분이 있다는데 정말 죄송하고 서럽고...
새벽 내내 몇 만 원 아껴보자고 뭔 허튼짓인지... 잘못된 정보를 열심히 찾은 과거의 내가 멍청하게 느껴졌다.
일부 온라인상의 정보에는 퍼블릭이 5시 혹은 6시 정도에는 첫 배가 떴다고 나와 있는데 잘못된 정보이다.
퍼블릭 방카는 7시 출발이며, 내가 7시에도 항구에 있어서 아는데 그때 바로 출발하지도 않는다.
일단 배가 출발 준비를 하고 최소 30분은 있어야 출발이 가능하다.
방카의 양옆으로 균형 잡는 대나무가 있어 신속한 이동이 불가능하며, 항구의 수위가 낮아 배를 수동으로 어느 정도 끌어야 출발이 가능하다.
옆 배에 갑자기 외국인들이 몰려오길래 바로 출발하려나 하고 뛰어가서 물어보니
팀으로 왔다고 해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배도 한참 있다가 우리 배가 출발하고 나서야 출발했다.
배 방향을 열심히 틀고 있는데 갑자기 그 외국인들의 배가 우리에게 웅-하고 다가와서 퍽 부딪혔다.
심한 문제는 없었으나 배 선미에서 들고 있던 선원의 장대가 부러졌다.
모든 과정을 마치고 배가 '출발'을 하니 7시 5분이었다.
새벽 4시 전에 항구사무실에 도착해서 6시 전에 퍼블릭 방카를 타기로 하고 항구에 가 있었는데..
정말 대단한 일정이었다.
나중에 사장님께 들은 바에 의하면 해양 경찰? 같은 사람들과 배 출항 시간을 조절하고 그래야 해서
아무 때나 배가 못 간다고는 한다.
말라파스쿠아 섬의 로곤? 항구로는 대략 30분, 섬 반대편 리조트로는 대략 50분 정도 소요된다.
우리는 죄송하지만 가까스로 도착하여 허겁지겁 환도상어를 보러 키무드숄로 갈 수 있었다.
새벽에 고생하는 험한 꼴과 남에게 폐 끼치는 죄송스러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오전 다이빙을 가려면! 마음 편히 프라이빗 방카를 예약하자, 픽업 요청을 하자!
돈을 아끼고 싶다면 퍼블릭 방카를 기다리면 되지만, 새벽출발의 경우 오전 다이빙은 못 한다고 생각하면 될듯.
마야 항구 관련 정보
1. 가야 하는 마야항구는 maya new roro port.
2. 마야 항구 퍼블릭 방카 첫 배는 오전 7시.
그러나 사실상 오전 7시에도 떠나는 퍼블릭 방카는 없었다...
3. 프라이빗 방카의 시세는 2000페소. 상황이 맞아야 더 싸게 갈 수 있다.
더불어 프라이빗 방카라고 해서 3분 안에 바로 출발할 거라는 생각은 금물.
배 출항하기까지 준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4. 마야포트에서 로곤 항구까지 준비시간 제외 순수 이동시간은 30분 정도로 잡으면 될 듯.
바다 상태에 따라 오차는 있을 것.
5. 배 탈 때 짐 들어주는 값은 인당 30페소.
이 글을 보는 당신에게 잔돈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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